3일 전 청소를 했다.
딸 방의 책장 위치도 변화시키고 옷의 자리도 바꾸고 ,,,,잡다하게 늘어진 것들도 정리하고...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.
누가 도와주지는 않지만 조금이나마 정리된 집을 보면서 나 스스로 뿌듯해했다
오늘 근무 후 시계가 없다는 남편의 말에 한참을 찾다가 기분이 점차 바닥을 친다.. 기억이 없어서... 자책을 하게 된다.
식탁 위에 있던 남편 시계가 거슬려 잘 두려고 둔다는 것이 더 이상... 기억이 없다.
아무리 시간을 거슬러 가도 모르겠다.
식탁의 시계의 위치를 바꿨는지도 이제는 모르겠다.
아니 며칠 전 일인데 어쩜 이렇게 기억을 못 할까?
한참을 누워 있다가 이러면 안 되지... 저녁 차릴 힘도 없어 딸아이가 먹고 싶어 하던 보쌈을 시켜서 먹었다.
하도 기억을 잘 못해서 애들만 안 잃어버리면 되지.. 하고 스스로를 위로하곤 하는데 오늘이 그날이다.
아... 진짜 어디로 간 거지. 내 머릿속에는 진짜 지우개가 있는 것 같다.
신혼초에도 남편 지갑이 없어져서 한참을 찾다가 혹시나 남편이 쓰레기 봉지에서 찾은 것이 있어서.. 쓰레기 봉지를 뒤져야겠다.
그런데 3일 전 청소한 후 당연히 쓰레기도 버렸다.
지금 있는 것은 그 이후의 쓰레기다..
그래도 혹시 하는 마음에 비닐장갑을 끼고 뒤적뒤적...
그런 날 보고 남편이 " 그 시계 더 이상 필요 없어.. "라며 그만하라고 한다.
평소 시계를 차고 있지 않던 남편은 이 시계를 이마트에서 보더니
이 시계를 갖고 싶어서 며칠을 말하다가 자신의 용돈으로 산 시계인데... 얼마나 아쉬울까?
자신의 수면 무호흡을 알고 싶다고 밤에 차고 자야 한다고 이 시계를 차야 하는 이유를 댔다.
핸드폰과 연동이 된다고 나에게 어린아이처럼 자랑하던 남편이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,.
그런 시계가 사라졌다. 충전이 안되어 위치를 알 수 없는 그 남편의 시계..
그럼에도 남편은 나를 위로해 준다.
시계가 사라졌지만 다그치치 않아서 다행이다.
남이 뭐라 안 해도 나 스스로 자책에 힘이 드는데
무엇이 잘못을 했을 때 그럴 수 있다고 말해주는 이가 내 옆에 있어 위로가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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